기존의 기초소양이란 주로 3R(읽기, 쓰기, 셈하기)을 의미하였다.
그러나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정의하고 강조하는 기초소양은 기존의 3R을 넘어 여러 교과학습의 기반이 되는 언어, 수리, 디지털 소양 등을 기초소양으로 강조한다(윤옥한, 2022).
스마트 기기를 다 자라고 나서야 접한 나와는 달리 요즘 아이들은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스마트기기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도 없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이다. 스마트 기기 속에서 또 다른 누군가와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정보를 얻는 것이 너무나도 익숙하고 당연한 세대이다. 이들이 세상을 이해하는데 있어 읽고 쓰고 셈하는 것 이외에 디지털 소양이 기초 소양으로서 필요하다는 것은 그래서 너무나 당연하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교육과정이 개정되었고 교육현장에서도 디지털 소양교육이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변화가 느리다는 교육현장이 이렇게 발빠르게 디지털 소양교육을 고민하게 된 배경에는 기술발전과 코로나 19 상황에서의 비대면 교육상황이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한다.
잠시 학교 현장 이야기를 해 보겠다.
- 코로나 19 상황에서의 학교 현장 이야기
코로나 19는 가장 변화가 느리다는 학교에서 가장 급격한 변화를 이끌어냈다.
불가능할것만 같았던 원격수업이 자리잡아 3-6학년 학생 모두가 (학교상황에 따라서는 1-2학년도)
원격수업을 경험하였고, 보안문제로 허용되지 않던 와이파이가 학교에 구축되었으며,
학생들이 대여할 수 있는 태블릿 PC가 제공되었다.
(과학상상화에서나 등장하던 원격수업이 현실이 된 것이다!!)
코로나 19가 진정국면을 맞아 전학년이 정상수업을 하게 된 지금도
기존에 제공된 태블릿 PC를 활용한 수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원격수업 당시에 활용하였던 패들렛 등의 플랫폼을 이용하여 여러 학생들의 생각을 공유하기도 한다.
2015 교육과정의 검정전환교과서가 2022년에 3, 4학년에 처음 적용되었는데(2020년 집필, 2021년 심사)
집필시기의 변화된 교육상황이 반영되어 태블릿을 이용한 검색을 통해 자료를 조사하고 이에 대한 학생들의 해석을 요하거나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산출물을 제작하는 활동 등의 비중이 전 교과에 걸쳐 높게 나타났다.
교과서에 제시된 활동의 영향도 있지만 컴퓨터실에 가지 않아도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교사들이 태블릿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수업을 재구성하는 사례도 상당하다.
(태블릿을 활용하면 학생들의 산출물 수준이나 발표수준이 높아지고 좀 더 자신있게 발표하는 모습들을 경험했다)
이에 따라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수업준비과정에서 미리 태블릿PC를 확보하는것이 또 하나의 과제이고 때로는 대여실에 가서 빈 태블릿 보관함을 보고 망연자실하기도 한다. 교실마다 태블릿이 갖춰져 있으면 정말 좋겠다.
교육현장에서는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자료검색과 활용수업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AR,VR등을 시도하거나 엔트리, 스크래치 등 코딩교육을 과학교육이나 기타 교과교육과 접목하는 등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디지털 소양을 새로운 기초소양으로서 강조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 디지털 소양교육의 의미
그렇다면 디지털 소양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태블릿 PC 같은 스마트 기기를 잘 다룰 수 있으면 디지털 소양이 높은 것인가?
디지털 소양(Digital literacy)이라는 용어를 가장 먼저 사용한 Gilster(1997)는
디지털 소양 개념의 핵심으로 '이해'와 '활용'을 강조하였다.
" 단순히 컴퓨터를 사용하는 능력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출처에서 얻은 정보를 이해하고 이를 올바로 평가할 수 있는 비판적인 사고력을 기반으로 획득한 정보를 자신의 목적에 맞게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하여 활용하는 능력" 을 디지털 소양으로 정의한 것이다(Gilster, 1997; 김성기 외, 2020).
즉, 디지털 소양교육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과 정보를 비판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포함해야 함을 의미한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교과교육을 통해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획득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디지털 기술 활용 방법은 언제 가르쳐야 하는가?

교육부에서는 이에 대해 초등학교에서의 정보교육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정보관련 내용을 학교장 개설 과목으로 편성 가능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실과 내용에 AI 등 기초, 개념 원리를 반영하여 디지털 역량 함양을 위한 과목을 신설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디지털 소양교육,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교육부에서 교육과정 편성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결국 운영하는 것은 교사들의 몫일 것이다.
디지털 소양교육, 어떻게 해야하나?
일단 현재로서는 놀랍게도 초등 1-2학년은 교과서에 태블릿을 활용한 검색활동이 등장하지 않는다.
코로나 시기에 개발되고 적용된 3,4학년의 검정전환도서에는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검색활동과 획득한 정보를 활용하는 활동들이 많이 등장한다. 즉, 3학년에서 교과서 활동으로는 처음으로 태블릿 pc를 쓴다는 것이다.
이것은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디지털 기기 활용방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태블릿 전원을 켜는것, 와이파이를 잡는것(보통은 미리 잡혀있기는 하지만), 인터넷 어플을 찾고 켜는법, 검색창의 위치와 검색방법 등 기초적인 내용에 대한 지도가 필요하다.
물론 가정에서 그정도는 다 경험해서 알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정의 경제적인 형편의 차이나 자녀에게 디지털 기기를 허용하는 정도의 차이도 다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공교육에서는 간단하게나마 지도를 해야한다. 분명 못하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인지 교육부에서는 학교 자율시간 활용 방안으로 3학년에 디지털 기초소양 교육을 학교 선택과목으로 개발 및 운영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학교 자율시간이란 2022교육과정에서 도입된 것으로서 교사가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시간을 제시한 것인데, 창체 및 교과시수를 이용하여 학년별 최대 68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3, 4학년의 경우 아마도 이렇게 배정된 학교자율시간의 일부 시간을 학기초에 집중배치하여 학생들의 기본적인 디지털 기기 활용 방법에 대한 교육으로 활용해야 할 것 같다.
5,6학년의 경우 실과교육에 기초하여 AI교육이나 AR, VR등의 다양한 디지털 기술 활용 방법에 대한 교육, 이를 바탕으로 사회, 과학 등 여러 교과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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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
교육부. 2022 개정 교육과정 이렇게 바뀝니다.
김성기, 유정웅, 백성혜. (2020). 디지털 리터러시를 강조한 과학 수업이 중학교 1 학년 학생들의 과학 태도 및 핵심역량 성장 인식에 미치는 영향. 한국과학교육학회지, 40(2), 227-236.
윤옥한. (2022). 2022 개정 교육과정 의미 분석. The Journal of the Convergence on Culture Technology (JCCT), 8(5), 59-69.
Gilster, P(1997). Digital literacy. New York: John Wiley & 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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